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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는 토스카나: 시에나,발도르차,아레초

by mrcsy 2025. 3. 26.

토스카나 여행 관련 사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이탈리아 토스카나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면 번화한 도시보다 자연과 예술, 여유가 공존하는 지역이 더욱 매력적인데요. 이 글에서는 혼자 떠나기 좋은 토스카나의 도시와 마을, 여행 루트, 감성 포인트를 중심으로 여유로운 솔로 여행을 안내합니다.

시에나(Siena) – 중세 감성 가득한 조용한 도시

토스카나 중부에 위치한 시에나는 혼자 여행하기에 완벽한 도시입니다. 피렌체보다 훨씬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중세 시대의 고풍스러움이 도시 전체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매 순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그 감정은 오히려 혼자일 때 더 짙어집니다. 시에나의 중심지인 캄포 광장(Piazza del Campo)은 부채꼴 모양으로 설계되어 있어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구조를 자랑하며, 광장을 둘러싼 따뜻한 벽돌색 건물들은 토스카나 특유의 색채와 정서를 잘 보여줍니다. 이곳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천천히 시작해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진정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이 광장은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공간입니다.

또한 시에나 대성당(Duomo di Siena)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핵심 명소입니다. 외관은 흑백 대리석이 교차된 아름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 들어서면 정교한 대리석 조각과 천장의 프레스코화, 정밀한 모자이크 바닥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조용히 감상하면, 말없이도 예술의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 혼자서도 전혀 외롭지 않습니다. 대성당 옆에 위치한 피콜로미니 도서관은 고풍스러운 벽화와 금박 장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짧은 시간 안에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 외에도 시에나는 소소한 일상을 채워줄 공간들로 가득합니다.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아침 산책에 제격이고, 골목 사이사이에 숨겨진 작은 서점이나 로컬 베이커리, 정성껏 만든 수제 젤라또 가게는 혼자 걷는 여행자에게 특별한 발견의 기쁨을 줍니다. 말없이도 위로가 되는 도시, 혼자라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도시. 시에나는 토스카나 여행의 시작점으로, 혹은 여행 중간의 쉼표로도 가장 적절한 곳입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망설여진다면, 시에나는 그 걱정을 부드럽게 지워줄 겁니다.

발도르차(Val d'Orcia) – 전원 풍경 속 치유의 시간

토스카나의 전원 풍경을 대표하는 곳, 발도르차(Val d'Orcia)는 이탈리아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로 손꼽히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밀밭과 포도밭, 구불구불한 언덕 위의 고즈넉한 농가, 그리고 하늘을 향해 뻗은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완벽합니다.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발도르차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는 치유의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이곳에서는 아무 말 없이 풍경 속에 자신을 맡기고, 자연의 리듬에 따라 천천히 하루를 보내는 것이 최고의 사치입니다.

발도르차 지역에는 몬탈치노, 피엔자, 몬테풀치아노처럼 매력적인 소도시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마을은 규모는 작지만 개성과 분위기가 뚜렷해, 하루에 한 곳씩만 여유롭게 돌아봐도 충분한 만족감을 줍니다. 피엔자(Pienza)는 르네상스 시대 이상적인 도시로 설계된 계획 도시로, 골목마다 감성적인 건축미가 가득하며, 로맨틱한 전망 포인트도 많아 혼자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와 골동품 상점, 그리고 한적한 벤치 위에서 책을 읽거나 사진을 정리하며 보내는 시간이 여행의 진정한 힐링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이 지역은 이탈리아 와인의 본고장답게 와이너리 투어로도 유명합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혼자 여행자도 환영하며, 사전 예약을 하면 소규모 그룹 투어나 개인 투어도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와이너리 투어에서는 포도밭과 셀러를 직접 돌아보며 지역 와인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배우고, 마지막에는 직접 만든 와인과 지역산 치즈, 살루미 등을 곁들인 테이스팅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 중 만나는 다른 여행자들과 나누는 짧은 인사와 따뜻한 미소만으로도, 혼자라는 느낌은 어느새 잊혀지고 자연스러운 교감이 이어지게 됩니다.

숙소는 전통적인 아그리투리스모(agriturismo), 즉 농가 숙소를 추천합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소박한 건물, 조용한 자연 속에서 새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고 별빛 아래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곳의 리듬은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여유를 선사합니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원의 아침, 정성스럽게 준비된 로컬 아침 식사, 그리고 주변을 산책하는 여유까지. 혼자라는 것이 오히려 더 특별하고 깊이 있는 경험으로 바뀌는 순간이 발도르차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시간보다 감정으로 기억에 남고, 오랫동안 마음속 따뜻한 풍경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아레초(Arezzo) – 숨겨진 보석 같은 도시

많은 사람들이 피렌체와 시에나를 먼저 떠올리지만, 혼자 여행한다면 아레초처럼 조용하고 예술적인 도시도 꼭 고려해 볼 만합니다. 이곳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예술과 역사, 여유로움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아레초의 구시가지에서는 매달 첫째 주말마다 ‘앤티크 마켓’이 열리는데, 수십 개의 골동품 부스와 예술 작품들이 광장과 골목을 가득 채웁니다. 혼자서 천천히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물건 하나쯤 발견해보는 것도 이 여행의 묘미가 될 수 있죠. 산 프란체스코 성당의 프레스코화, 피에르 델라 프란체스카의 ‘성십자가의 전설’은 혼자 보는 예술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감동적인 장소입니다. 작은 로컬 레스토랑에서 라구 파스타나 와인 한 잔을 즐기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 도시의 큰 매력입니다. 사람이 많지 않고, 스스로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도시. 아레초는 토스카나 속의 숨겨진 보석처럼 혼자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는 혼자 떠나기 참 좋은 곳입니다. 북적이는 명소 대신 조용하고 여유로운 마을, 고요한 자연, 감성적인 골목과 풍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시에나의 중세 감성, 발도르차의 전원 풍경, 아레초의 예술적 고요함 속에서 혼자라는 사실은 오히려 여행을 더 깊고 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번엔 나만의 속도로, 나만을 위한 토스카나 여행을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