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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vs 판테온, 구조 비교와 감동 포인트

by mrcsy 2025. 3. 26.

콜로세움,판테온 여행 관련 사진

 

고대 로마의 정수는 도시 곳곳에 숨겨진 유적지를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인 콜로세움판테온은 전혀 다른 목적과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전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하나는 웅장한 제국의 상징, 또 하나는 신과 하늘을 향한 인간의 경외심이 담긴 예술. 이 글에서는 두 유적지를 구조, 역사, 감동 포인트로 비교 분석하며, 어떤 시선으로 이 유산을 바라볼 수 있을지 정리해봅니다.

콜로세움 – 제국의 위엄을 상징하는 거대한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Colosseo)은 고대 로마 제국의 건축과 권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산으로, 기원후 72년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명령으로 착공되어 그의 아들 티투스 황제 치하인 8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공식 명칭은 ‘플라비우스 원형극장(Amphitheatrum Flavium)’이며,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콜로세움’이라는 이름은 근처에 세워졌던 거대한 네로 황제의 동상, 일명 ‘콜로수스(Colossus)’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름은 시간이 지나며 극장의 별칭으로 자리 잡았고, 결국 본래 명칭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콜로세움은 지름 189m, 높이 약 48m에 이르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로, 최대 5만 명에서 8만 명에 이르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던 고대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이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규모는 로마 제국의 정치적 권위와 건축 기술의 정점을 상징하며,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콜로세움에서는 검투사들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 야생 맹수와의 사투, 심지어는 아프리카에서 공수해온 코끼리, 사자와 같은 동물을 이용한 맹수 사냥까지 다양한 형태의 쇼가 펼쳐졌습니다. 때로는 경기장 바닥을 물로 채워 모의 해전을 연출하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이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고, 로마 시민들에게 ‘빵과 서커스’를 제공했던 로마 권력의 통치 방식이 잘 드러납니다.

콜로세움의 지하 공간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무대 아래에는 검투사들이 경기를 기다리던 대기실, 맹수들이 갇혀 있던 우리, 그리고 복잡한 도르래와 승강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연출자가 원하는 장면을 정교하게 무대 위로 올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장치는 오늘날의 공연 무대 시스템과 비견될 만큼 치밀하게 설계되었으며, 고대 로마의 기술력이 얼마나 발전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경기장 바닥은 당시 나무로 만들어졌고, 그 위에 모래를 깔아 피를 흡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관중이 보다 생생하고 강렬한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의도된 장치였습니다.

오늘날 콜로세움은 로마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매년 수백만 명의 여행객이 이곳을 방문합니다. 야경 투어나 내부 가이드 투어 등을 통해 고대 로마의 위엄과 문화를 보다 깊이 체험할 수 있으며, 특히 지하 공간을 관람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은 고대 건축과 연출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코스입니다.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콜로세움은 고대 문명의 창조성과 인간의 본성과 권력의 이면까지 고찰하게 만드는 상징적 공간입니다.

판테온 – 신과 인간 사이의 공간, 완벽한 비율의 건축 예술

로마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판테온(Pantheon)은 고대 로마의 건축 기술과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이 건축물은 원래 기원전 27년, 로마 제국의 명장 마르쿠스 아그리파에 의해 '모든 신을 위한 신전'으로 지어졌으나, 이후 여러 차례의 화재와 손상을 거쳐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절인 서기 118년에서 125년 사이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습니다. 판테온이라는 이름은 '모든 신들(Pan-Theos)'을 위한 신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로마의 다신교적 세계관과 신앙이 농축된 건축물입니다. 재건 당시 하드리아누스는 아그리파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전면에 “Marcus Agrippa made this”라는 원래의 비문을 그대로 남겨두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외관은 그리스식 신전을 닮은 고전주의 양식의 주랑(포르티코)과 거대한 기둥이 인상적이며, 이 웅장한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내부 공간은 완벽한 원형 돔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직경 약 43.3m의 거대한 돔은 로마 시대를 포함한 수천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무보 기둥 돔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돔 중앙에 뚫려 있는 직경 8.2m의 원형 개구부, 이른바 오큘러스(Oculus)는 자연광을 통해 신성한 빛이 내부로 흘러들도록 해, 당시 사람들에게는 신들이 하늘에서 이 공간을 지켜보고 있다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빛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시간대별로 내부 분위기가 변화하며, 정오 무렵에는 빛의 기둥이 정중앙을 비추며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판테온은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공인 종교로 받아들여진 이후에도 살아남은 드문 고대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609년, 교황 보니파시오 4세가 이 건축물을 ‘성 마리아와 모든 순교자들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개조하면서, 이 위대한 유산은 파괴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그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도 판테온은 로마의 실제 운영 중인 가톨릭 성당으로, 미사와 종교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예술가 라파엘로(Raphael), 통일 이탈리아 왕국의 초대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Vittorio Emanuele II), 움베르토 1세 등 역사적인 인물들이 이곳에 안치되어 있어, 판테온은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로마인들의 정신과 역사, 자긍심이 응축된 장소로 여겨집니다.

오늘날 판테온은 로마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 중 하나이며, 입장료 없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도 여행자들에게는 특별한 선물과 같습니다. 고대 로마의 신성함, 중세의 종교성, 르네상스 예술의 흔적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곳은 그저 오래된 건축물이 아닌, 시간을 초월한 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감동 포인트 – 압도적인 규모 vs 완벽한 비례미

콜로세움은 거대한 스케일과 입장과 동시에 몰려오는 웅장함이 주는 물리적인 감동이 큽니다. 검투사들이 활약하던 중심 무대에 서 있으면, 과거의 함성과 긴장이 그대로 되살아나는 듯한 전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좌석 배치에서 계급 간의 구분을 명확히 했던 점은 당시 사회 체제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의 현장과도 같습니다.

반면, 판테온은 그 자체로 '완벽함'에 가까운 공간입니다. 천장에서 내리는 자연광과 빗방울이 오큘러스를 통해 떨어지는 장면은 신비함과 경외심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건축미를 넘어 철학적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결론: 두 유적지, 하나의 도시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기적

콜로세움과 판테온은 서로 전혀 다른 목적과 구조를 지녔지만, 모두 고대 로마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대표적 유산입니다. 로마에 간다면 두 곳 모두 꼭 들러야 하며, ‘관광’이 아니라 ‘체험’과 ‘공감’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인생의 전환점을 줄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