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은 자연과 전통, 과학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강이 만든 기적 같은 지형 ‘회룡포’, 조선의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천문우주센터’까지—역사와 문화, 체험이 어우러진 명소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예천에서 꼭 가봐야 할 대표 명소 3곳을 소개합니다.
물돌이 마을에서 바라보는 천혜의 절경, 회룡포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에 위치한 회룡포는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곡류지형으로, 내성천이 S자 모양으로 휘감아 흐르며 작은 마을을 거의 360도로 둘러싼 ‘물돌이 마을’로 유명합니다. 이름 그대로 마치 용이 휘돌아 나가는 듯한 형세를 띠고 있어 ‘회룡포(回龍浦)’라 불리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육지 속의 섬 풍경을 자랑합니다. 회룡포는 사시사철 다른 풍경을 자랑하지만, 특히 가을과 겨울의 정경은 전국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될 정도로 압도적입니다. 이른 아침 운무와 함께 드러나는 맹개마을의 윤곽은 마치 동양화 속 풍경 같고, 새벽 안개가 걷히며 드러나는 S자 곡선은 말 그대로 장관입니다. 망향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그 감동은 배가 됩니다. 전망대까지는 주차장에서 도보 약 30분, 중간부터는 경사가 조금 있으나 나무 계단과 흙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운동화만 있으면 누구나 오를 수 있습니다. 회룡포의 중심에 있는 맹개마을은 조선시대 전통 가옥들이 모여 있는 소박한 농촌 마을로, 한옥 숙박과 전통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머무는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마을은 차량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잘 간직하고 있으며, 마을로 들어가는 방법은 배를 타거나 다리를 건너 도보로 진입해야 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회룡포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인 의성김씨 종택, 그리고 마을 한복판을 흐르는 구불구불한 물길입니다. 물길 사이로 펼쳐지는 논밭은 사계절에 따라 파릇하거나 황금빛, 혹은 새하얀 눈밭으로 변하며, 같은 장소라도 매번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회룡포는 단순히 ‘풍경이 예쁜 곳’을 넘어서서, 자연과 사람, 전통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봄에는 새싹과 연둣빛 들판,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물놀이, 가을에는 황금 들녘과 단풍, 겨울에는 눈과 안개가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 모두 특별한 여행이 가능합니다. 예천을 처음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들러야 할 장소가 바로 회룡포입니다.
조선 마지막 주막에서 즐기는 전통의 맛과 정서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위치한 삼강주막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전통 주막 중 하나로, 조선 후기 나룻배 교통이 발달했을 당시 삼강나루터를 오가는 선비와 상인, 백성들이 쉬어가던 휴게처였습니다. 삼강이라는 이름은 낙동강, 금천, 내성천 세 강이 만나는 곳이라는 지리적 특징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주막이 아니라 민초들의 삶과 문화가 녹아 있는 역사적인 공간입니다. 1900년대 초에 건립된 삼강주막은 이후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2007년 예천군이 전통 양식으로 복원하면서 문화 관광지로 재탄생했습니다. 현재의 삼강주막은 초가지붕과 흙벽, 마루, 부엌, 외양간 등이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어 조선 후기 시골 주막의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방문객들은 주막에서 전통 막걸리를 직접 맛볼 수 있으며, 막걸리 시음 체험, 메밀전 부치기 체험, 전통 혼례복 입어보기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가족 단위나 단체 관광객에게 인기입니다. 이곳에서 마시는 막걸리는 예천의 지역 특산 쌀로 빚어져 고소하고 은은한 풍미가 일품입니다. 주막 옆 평상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이 막걸리 한 사발과 메밀전병을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어, 옛 정취를 체험하는 데 더할 나위 없습니다. 삼강주막 주변에는 삼강문화단지, 삼강주막 야외무대, 물문화관, 삼강정, 삼강생태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산책길이 조성돼 있어 반나절 일정 코스로 매우 적합합니다. 가을이면 삼강주막 막걸리축제가 열리며, 지역 예술 공연, 농산물 직거래 장터, 각종 체험 부스가 함께 운영됩니다. 삼강주막은 단지 전통 건축물 하나가 아니라, 조선 서민 문화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며, 지금도 여전히 전통이 숨 쉬는 공간입니다. 예천을 여행하며 맛과 멋, 전통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삼강주막은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입니다.
별과 우주를 향한 체험형 과학 여행
예천천문우주센터는 예천군 지보면에 위치한 과학체험형 복합문화공간으로, 경북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족 체험 여행지입니다. 2008년에 개관한 이곳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우주에 대한 꿈과 상상력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별과 천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선사하는 곳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센터는 전시관, 천체투영관, 관측실, 야외 관측장, 우주 놀이터 등 다양한 공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공간마다 수준 높은 콘텐츠와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전시관에서는 태양계 모형, 달 탐사선, 우주인 모의 체험존, 우주복 포토존 등이 있어 아이들에게는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제공하며, 디지털 키오스크와 체험 부스를 통해 행성 회전, 중력 변화 등 복잡한 우주 개념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천체투영관입니다. 이곳에서는 매 정해진 시간에 도입형 플라네타리움 영상을 상영하는데, 별자리의 생성 과정, 태양계의 움직임, 블랙홀의 신비 등 다양한 주제를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약 20~30분이며, 상영 전에 좌석 예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관측실에서는 해가 진 후 별자리 관측, 달 표면 확대 관찰, 망원경 작동 체험 등이 제공되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천문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실시간으로 하늘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이면 은하수, 목성, 토성의 고리까지도 관측 가능한 고성능 장비가 구비돼 있어 교육적 효과가 뛰어납니다. 야외에는 어린이 우주놀이터와 잔디쉼터, 야간 별빛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하루 일정 동안 쉬엄쉬엄 즐기기 좋으며, 카페테리아, 기념품숍, 천문 관련 도서코너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며, 온라인 예약 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 체험 예약할 수 있습니다. 예천천문우주센터는 단순한 과학관이 아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과학 여행지입니다. 자연과 과학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아이에게는 배움의 기회를, 어른에게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는 예천의 대표 명소입니다.
경북 예천은 한국의 전통과 자연, 과학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회룡포에서 만나는 천혜의 지형, 삼강주막에서 체험하는 조선의 삶, 천문우주센터에서 경험하는 우주의 신비까지—짧은 일정 속에도 깊고 풍부한 감동이 담긴 여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위로와 전통이 주는 따뜻함, 과학이 주는 설렘이 모두 있는 예천에서 당신만의 특별한 하루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