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죠. 그중에서도 서울과 가까우면서 자연과 감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시, 바로 강원도 춘천입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춘천은 봄에 더욱 빛나는 여행지로, 하루 코스로도 충분하지만 1박 2일로 여유롭게 둘러보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봄에 꼭 가봐야 할 춘천의 감성 명소부터 맛집, 자연 코스까지 추천드릴게요.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의암호 산책길 (자연+힐링)
춘천 여행의 첫 코스로 손꼽히는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 시내 중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난 동시에,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의 웅장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총 길이 약 174m, 유리 바닥으로 되어 있는 이 스카이워크는 아래로 소양강이 훤히 내려다보여 짜릿함과 해방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특히 봄 햇살이 투명한 유리 위로 비치면 강물의 푸른빛과 어우러져 마치 수면 위를 걷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소양강스카이워크를 즐긴 뒤에는 바로 옆 의암호 산책길로 자연스럽게 코스를 이어갈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산책로는 강원도의 청정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스팟으로, 봄철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길목을 따라 걷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의암호 수변에는 잘 정비된 데크길과 벤치, 작은 전망대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산책 중 여유롭게 쉬거나 사진을 찍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또한 이 구역은 춘천 시민들에게도 사랑받는 산책 코스로, 주말에는 자전거 타는 가족, 강아지 산책 나오는 커플들, 책을 읽는 청년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주변에는 전망 좋은 카페와 브런치 맛집들도 밀집해 있어 걷다 출출할 때 간단한 휴식이나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습니다.
춘천역이나 명동 닭갈비 골목에서 택시로 약 10분 거리이며,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 가능해 춘천 여행의 출발점으로 최적의 장소입니다. 산과 물, 도시와 여유가 공존하는 의암호 일대는 봄날 나들이 코스로 더없이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감성 철길 산책, 김유정역과 문학마을 (문화+걷기)
조용하고 감성적인 산책을 원한다면, 춘천 외곽의 작은 기차역 김유정역과 인근 김유정 문학마을을 추천드립니다. 이곳은 소설 ‘동백꽃’, ‘봄봄’으로 잘 알려진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자, 그의 문학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마을입니다. 역 이름도 작가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전국 최초의 ‘인물 역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큽니다.
김유정역에 도착하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옛 시골 역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좁은 승강장, 나무 간판, 철길 옆 꽃길 등은 요즘 보기 힘든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내죠. 역 주변은 자연과 문화, 문학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으며, 철길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특히 봄에는 철길 옆으로 들꽃과 야생화가 피어나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됩니다.
문학마을 안에는 김유정 문학관, 소설 속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들, 독립 출판물 전시관, 그리고 레트로풍 포토존 등이 있어 산책과 함께 소소한 체험을 즐기기 좋습니다. 중간중간 ‘봄봄 벤치’나 ‘동백꽃 언덕’ 등 감성적인 이름이 붙은 쉼터도 있어 포토 스팟으로도 제격입니다.
여기서 잠시 멈춰 김유정의 글귀를 읽거나, 벚꽃이 흩날리는 길목에서 감성 사진을 찍으면, 그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됩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ITX-청춘열차로도 약 1시간 10분, 자차로는 춘천역에서 15분 정도 소요돼 당일 코스로도 부담 없습니다.
사색과 여유, 그리고 문학을 곁들인 산책을 원한다면 김유정역은 반드시 일정에 넣어야 할 스팟입니다.
봄에 더 맛있는 춘천 닭갈비 거리와 레트로 감성 골목 (맛집+체험)
춘천 여행의 진정한 완성은 뭐니 뭐니 해도 닭갈비 한 판입니다. 춘천 중심부에 위치한 명동 닭갈비 골목은 20여 개가 넘는 닭갈비 전문점들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쭉 늘어서 있는 곳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SNS에서 본 적 있는 춘천의 시그니처 명소입니다.
특히 봄철, 살짝 쌀쌀한 바람 속에서 뜨겁고 매콤한 철판 닭갈비를 마주하면 그 맛이 배가됩니다. 양념 닭고기, 고구마, 양배추, 떡 등이 어우러진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향기만으로도 입맛이 절로 살아납니다. 최근에는 치즈 닭갈비, 크림 닭갈비, 불향 숯불 닭갈비 등 다양한 메뉴로 진화하면서 입맛 따라 골라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닭갈비 골목을 지나면 춘천 명동 일대에는 요즘 떠오르는 레트로 감성 골목이 조성돼 있습니다. 낡은 건물에 예쁜 간판을 단 포토카페, 수제 디저트 샵, 소품 상점, 심지어는 감성 사진관까지 들어서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중입니다. 이곳에서 즉석 필름카메라로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빈티지 소품샵에서 여행 선물을 고르는 재미도 놓칠 수 없습니다.
또한 닭갈비 골목 인근에 있는 춘천중앙시장에서는 강원도 특산물과 제철 나물,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합니다. 5천 원 이하로 먹을 수 있는 막국수, 감자전, 닭강정도 인기 메뉴입니다. 봄나물을 사서 집에 가져가도 좋고,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어묵이나 국밥으로 한 끼 더할 수도 있습니다. 먹고, 보고, 느끼는 춘천의 매력을 오롯이 담은 이 코스는 춘천 여행의 필수 중의 필수입니다.
춘천은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소양강과 의암호의 자연을 따라 걷고, 감성적인 기차역에서 사색을 즐기며, 닭갈비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는 누구에게나 만족감을 줍니다. 이번 주말엔 복잡한 계획 없이, 가볍게 짐을 챙겨 춘천으로 떠나보세요. 봄바람을 따라 걷는 길, 그 끝에는 여유와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