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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근교 소도시 여행: 톨레도·세고비아·아빌라

by mrcsy 2025. 3. 28.

마드리드 근교 여행 ( 세고비아 )

 

스페인 여행에서 마드리드만 보고 떠나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수도 마드리드의 바로 근교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유서 깊은 건축물이 가득한 세 개의 소도시 – 톨레도(Toledo), 세고비아(Segovia), 아빌라(Ávila)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들 도시는 모두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코스로 훌륭하며, 각각의 도시가 지닌 역사·건축·음식·분위기가 뚜렷하게 달라 여행자에게 다양한 매력을 선사합니다. 이 글에서는 마드리드 근교 대표 3대 소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점, 추천 루트, 체험 포인트를 한눈에 비교해 정리합니다. 스페인의 정수를 짧은 일정 안에 느끼고 싶다면, 바로 이 세 도시가 정답입니다.

톨레도 – 스페인의 영적 수도, 종교와 예술이 만나는 곳

톨레도(Toledo)는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로, 한때 스페인의 수도였으며 지금은 ‘영적 수도’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종교적, 예술적 깊이를 지닌 도시입니다. ‘세 개의 문화가 공존한 도시’라는 별명처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세 종교가 한 공간에서 공존하고 융합된 독특한 문화적 결을 이 도시는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유적지이자, 야외 박물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톨레도 대성당은 고딕 건축의 정수로 불리며, 섬세한 첨탑과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적 부조 장식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성당 안에는 엘 그레코의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어, 예배당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처럼 느껴집니다. 근처에는 엘 그레코 박물관도 있어 이 거장의 예술세계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산 마르틴 다리(Puente de San Martín)는 도시의 전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로, 석양 무렵에 방문하면 황금빛에 물든 도시의 성곽이 장관을 이룹니다. 톨레도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구시가지 골목은 굽이굽이 좁고 가파르지만, 이 점이 오히려 중세 도시 특유의 정취를 더해줍니다.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성당, 유대인 거리, 전통 수공예품 가게 등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고, 도시 전체가 고요한 영성을 품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마르치판(Mazapán)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아몬드 반죽으로 만든 달콤한 간식이며, 전통 사슴고기 요리와 고기 스튜도 꼭 맛봐야 할 메뉴입니다. 마드리드 아토차 역에서 고속열차(AVE)를 이용하면 약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매우 적합하며, 조금 더 여유롭게 도시를 느끼고 싶다면 1박 일정을 추천합니다. 해 질 무렵 톨레도의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전경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되어줄 것입니다.

 

세고비아 – 고대 로마의 흔적과 궁전 같은 성이 있는 도시

세고비아(Segovia)는 마드리드 북서쪽에 위치한 언덕 도시로, 로마 제국의 기술력과 스페인 중세의 예술성이 동시에 살아 숨 쉬는 특별한 곳입니다. 이 도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스페인에서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로마 수로교(Acueducto Romano)가 위치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약 2,000년 전 건축된 이 거대한 석조 구조물은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정교한 돌의 균형만으로 세워졌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위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세고비아의 또 하나의 상징은 알카사르(Alcázar)입니다. 언덕 끝에 웅장하게 솟아 있는 이 성은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아름다운 궁전으로, 디즈니의 신데렐라 성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내부에는 중세 왕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가구, 갑옷, 예배당 등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으며, 전망대에 올라서면 도시와 주변 산맥이 한눈에 들어와 감탄을 자아냅니다. 도시 중심에는 세고비아 대성당도 자리잡고 있어, 고딕 건축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조용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도시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은 단연 코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 즉 통돼지 오븐구이입니다. 외피는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익혀내어 입에서 녹는 식감을 자랑하며, 전통 방식 그대로 커다란 접시에 나무 접시나 접시 가장자리로 잘라내는 퍼포먼스도 볼거리입니다. 지역 식당에서 느긋하게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기면, 단순한 식사가 아닌 문화적 경험이 됩니다. 마드리드 차마르틴 역에서 고속열차(AVE)를 타면 약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완벽하며, 1박을 하면 야경까지 즐길 수 있어 더 깊이 있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조명이 켜진 수로교와 성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져,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에게 더없이 잘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아빌라 – 성벽 도시의 원형, 고요하고 웅장한 분위기

아빌라(Ávila)는 스페인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성벽 도시로, 웅장한 석조 성벽이 도시를 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11세기에 건축된 이 성벽은 총 길이 2.5km, 높이 약 12m에 달하며, 지금도 성벽 일부는 직접 올라가서 걸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어 중세 도시 방어체계의 구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보는 아빌라의 붉은 지붕과 고요한 골목길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른 듯한 감동을 줍니다. 아빌라는 종교적 의미도 깊은 도시입니다. 이곳은 성 테레사(Santa Teresa de Jesús)의 출생지이자 활동지로, 그녀를 기리는 성당과 박물관, 기념 조각 등이 도시 곳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성 테레사 성당은 그녀의 삶과 사상을 기념하는 중요한 장소이며, 순례자의 길 일부로 포함되어 있어 종교적 의미를 찾는 여행자들에게도 뜻깊은 장소입니다. 도시 규모는 크지 않아 도보로 천천히 돌아보기에 매우 적당하며, 관광객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 조용하고 내밀한 여행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이상적인 여행지입니다. 고풍스러운 중세 골목과 작은 카페, 전통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 북적임 없이 고즈넉한 스페인 지방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성벽이 아름답게 조명되어 한층 장엄한 분위기가 더해지며, 사진 촬영 명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대표 음식은 아빌라식 티본스테이크(Chuletón de Ávila)로, 질 좋은 소고기를 두툼하게 구워낸 요리입니다. 지방색이 짙은 이 요리는 고기 본연의 풍미를 살린 심플한 조리법으로 미식가들에게 인기 있으며, ‘마드레나스’라고 불리는 전통 디저트도 현지에서 꼭 맛볼 만한 간식입니다. 마드리드에서 렌페(Renfe) 기차로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며, 톨레도나 세고비아에 비해 더욱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역사와 종교, 중세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당일치기로도 충분하지만, 조용한 1박 여행을 통해 아빌라의 속도에 천천히 동화되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결론: 당신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근교 도시를 선택하세요

마드리드 근교의 톨레도, 세고비아, 아빌라는 각각 다른 감성을 지닌 도시들입니다. 역사를 좋아한다면 톨레도, 고대 건축과 전망을 좋아한다면 세고비아, 조용한 힐링 여행을 원한다면 아빌라가 어울릴 수 있습니다. 하루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어 짧은 스페인 여행에서도 깊은 만족을 줄 수 있는 이 도시들은, 스페인의 진짜 매력을 만나게 해줄 소중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