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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역사 도시 여행: 바스·솔즈베리·윈저

by mrcsy 2025. 3. 28.

런던 역사 도시 여행 사진 (스톤헨지)

 

런던을 여행하면서 하루쯤은 도시를 벗어나 여유롭고 깊이 있는 유럽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런던 근교의 역사 도시들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바스(Bath), 솔즈베리(Salisbury), 윈저(Windsor)는 각기 다른 시대와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로, 하루 일정 또는 1박 2일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영국의 진짜 매력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바스는 고대 로마의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이며, 솔즈베리는 중세 대성당과 고딕 건축이 인상적인 고풍스러운 도시입니다. 그리고 윈저는 지금도 영국 왕실이 거주하는 살아 있는 궁전과 마을 분위기를 모두 갖춘 왕실의 도시입니다. 세 도시 모두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이내로 도달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고, 각각 뚜렷한 개성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 여행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바스(Bath) – 로마의 유산이 살아있는 클래식 도시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 바스(Bath)는 그 이름 그대로 로마시대의 ‘목욕 문화’에서 유래된 도시로, 지금도 고대와 근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입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역사적 가치와 건축미가 뛰어나며, 로마 유적과 조지안 양식의 건물들이 나란히 존재하는 독특한 풍경은 영국 내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특히 바스는 도시 전체가 단정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갖추고 있어, 클래식한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여행지로 꼽힙니다.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단연 로만 바스(Roman Baths)입니다. 2,000년 전 로마인들이 실제로 이용했던 공중 목욕탕 유적으로, 온천수를 이용한 이 유적지는 지금도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내부를 둘러보면 고대 로마의 기술력, 생활 방식, 건축 감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따뜻한 증기가 피어오르는 녹색빛 온천수는 그 자체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입장 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당시의 목욕 문화와 도시의 역사까지 함께 접할 수 있어,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체험형 박물관처럼 느껴집니다. 바스 대성당(Bath Abbey)은 로만 바스 바로 옆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장엄한 교회로, 높은 아치형 천장과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입니다. 성당 내부에 울려 퍼지는 파이프오르간 소리는 도시의 품격을 더욱 고조시켜 줍니다. 또한, 로열 크레센트(Royal Crescent)는 반달형으로 늘어선 조지안 양식의 주택들로 이루어진 곳으로, 바스의 대표적인 건축 아이콘입니다. 이곳은 자연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잔디밭에 앉아 사진을 찍거나 산책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문학 애호가라면 제인 오스틴 센터(Jane Austen Centre)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이 도시에서 살았던 흔적을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되어 있으며, 그녀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이나 『노생거 사원』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장소입니다. 바스는 전반적으로 상점, 거리, 거리 공연 등 모든 요소가 조용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며,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도 안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2~3일 정도 머물며 천천히 걷고, 카페에 들러 여유를 즐기는 여행을 추천드립니다.

 

 

솔즈베리(Salisbury) – 중세의 영혼이 깃든 대성당의 도시

솔즈베리(Salisbury)는 영국 남부 윌트셔 주에 위치한 고즈넉한 도시로, 고딕 양식의 대성당과 중세의 정취가 깊게 배어 있는 곳입니다.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며, 도시 전체가 크지 않아 도보로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소도시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이곳에서 단순한 관광을 넘어 ‘시간 여행’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솔즈베리의 중심이자 가장 유명한 명소는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입니다. 13세기 중엽 고딕 양식으로 건축된 이 성당은 영국에서 가장 높은 첨탑(123m)을 자랑하며, 내부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작동 시계와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의 원본 중 하나가 보존되어 있어, 건축미와 역사적 가치 모두를 겸비한 유산입니다. 대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섬세하게 조각된 기둥들과 채광이 비치는 스테인드글라스, 그리고 성가대석에서 울려 퍼지는 고요한 음악이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그야말로 영국 중세 종교 건축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심은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지녔으며, 중세풍의 좁은 골목길과 벽돌 건물이 어우러진 거리에서는 영국 소도시 특유의 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카페, 로컬 상점, 서점 등이 모여 있는 중심 광장을 중심으로 하루 종일 여유롭게 산책하거나, 성당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되는 도시입니다. 여행자에게는 관광지 리스트를 쫓는 것보다 그저 도시 자체의 리듬을 느끼며 머무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곳입니다. 솔즈베리 여행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인근에 위치한 스톤헨지(Stonehenge)입니다. 세계적인 고대 유적지로 손꼽히는 스톤헨지는 거대한 석조 구조물이 원형으로 배치된 신비로운 장소로, 약 5,000년 전 선사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솔즈베리 역에서 버스 또는 차량으로 약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며, 해가 질 무렵에 방문하면 압도적인 자연과 유적의 조화가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미스터리와 전설이 가득한 이 장소는 여행의 여운을 길게 남겨줄 것입니다. 솔즈베리는 하루 또는 1박 2일 여행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일정을 짤 수 있으며, 번화하지 않아 조용한 여정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선택이 됩니다. 스톤헨지와 함께 경험하면 역사적 깊이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완벽한 조합의 도시입니다.

 

윈저(Windsor) – 살아있는 왕실의 흔적이 있는 도시

영국 버크셔(Berkshire) 주에 위치한 윈저(Windsor)는 단순한 소도시를 넘어, 영국 왕실의 존재와 그 전통이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런던 중심에서 약 40km 정도 떨어진 이 도시는 기차로 30~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면서도, 수도 런던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좁은 골목길, 그리고 강가를 따라 펼쳐지는 산책로는 마치 과거의 유럽 한복판을 걷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윈저의 중심에는 도시의 상징이자 가장 중요한 명소인 윈저 성(Windsor Castle)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성은 11세기 노르만 왕 윌리엄 1세(William the Conqueror)에 의해 처음 세워졌으며, 이후 9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국 왕실이 실제로 사용해 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궁전입니다. 현재도 찰스 3세 국왕이 공식 거처 중 하나로 사용하는 만큼,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살아 있는 역사’로서의 위엄을 간직하고 있죠. 성은 일정 구역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어, 궁전 내부의 일부 방과 국왕의 회랑(State Apartments), 왕실 보물 컬렉션, 웅장한 벽화와 가구, 무기 등을 직접 관람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 안에 위치한 세인트 조지 예배당(St George’s Chapel)은 윈저의 종교적·문화적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예배당은 영국 왕실의 결혼식, 세례, 장례 등의 중요한 의식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최근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2018년,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거행되었다는 점이며, 당시 수많은 세계 언론이 이 조그마한 도시 윈저에 집중하며 도시의 위상이 다시 한 번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이 예배당은 헨리 8세, 찰스 1세 등 여러 국왕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해, 영국의 역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윈저는 성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여유로운 분위기를 동시에 갖춘 여행지입니다. 성 바로 옆으로는 테임즈 강(River Thames)이 유유히 흐르며, 이 강을 따라 윈저 프로미네이드(Windsor Promenade)라 불리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유람선을 타고 강 위에서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강가에 앉아 맥주 한 잔이나 전통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강 건너편에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레고랜드 윈저(LEGOLAND Windsor)가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들에게는 하루 일정을 채울 만한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도시 자체의 분위기도 매우 정겹고 차분합니다. 런던의 복잡함이나 북적거림과는 달리, 윈저는 보다 인간적인 규모의 도시로, 느긋하게 걸으며 소소한 가게들을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전통 찻집, 앤틱 숍, 왕실 기념품점, 오래된 펍 등에서 윈저만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구시가지 골목에서는 거리 공연이나 마켓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마을 전체가 꽃으로 물드는 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이는 겨울 풍경도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윈저는 그 자체로도 하루 일정으로 훌륭한 여행지지만, **에톤(Eton)**과 함께 묶어 둘러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윈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는 명문 사립학교 **에톤 칼리지(Eton College)**가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도 졸업한 영국 최고의 학교 중 하나입니다. 고풍스러운 교내 건물과 주변 지역을 둘러보며 영국 상류층의 교육 문화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 세 도시는 각기 다른 시대와 테마를 지니고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로마 시대 유적과 티룸 문화가 궁금하다면 바스를, 중세 대성당과 스톤헨지 같은 고대 유적을 보고 싶다면 솔즈베리를, 왕실과 성, 테임즈 강변 산책을 원한다면 윈저를 선택하세요. 물론 시간이 된다면 세 도시를 모두 연결해 2~3일간의 근교 도시 투어를 완성해도 좋습니다. 런던 중심의 여행에 깊이를 더해 줄 이 도시들은, 여행자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국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것입니다.